카탈루냐 사람들은 매우 바쁘다. 집안 대소사가 많고 외국인 입장에서 카탈란 친구를 만들기란 정말 어렵다. 그네들은 이미 네트워크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어서 굳이 외국인 친구를 만나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뿐더러,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대화해야 하니 굳이? 싶기도 하고, 가족이 워낙 대가족이다보니, 아 오늘은 사촌 생일이고, 다음주는 할머니 생신이고, 다다음주는 부모님 결혼 기념일이고, 그 다음주는 이모가 결혼하고 등등등, 카탈란 친구들과 다 함께 만나려면 몇 개월 전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 해마다 딱 한 번, 매우 비싸지만 카탈루냐 지방에는 중요한 먹거리 이벤트가 돌아온다.
바로 칼숏타다(Calçotada)라고 대파처럼 생긴 칼숏을 숯불에 구워먹을 수 있는 시즌이 돌아온다. 매년 1월 말에서 3월 초까지 이어지는 이 시즌은 일년에 한 번, 레스토랑에 시즈널 매뉴인 칼쇼타다가 생기는 때이기도 하다. 보통 1인당 점심 코스요리 가격이 15~20유로선인데 칼숏타다는 보통이 30~50유로선이다. 올해도 12월부터 이미 지인들과 칼숏 먹으러 가자고 약속을 잡고 식당을 찾고 예약을 하고 칼숏먹으러 가기만을 기다리면서 글을 쓰고 있다. 12월에 이야기 시작했는데 칼숏 날짜는 3월 2일.... 다들 어쩜 그렇게 공사가 다망하신지들.
칼숏은 숯불에 구워먹는것이다보니 보통 칼숏을 잘하는 식당들은 바르셀로나 시 외곽에 있다. 1월 말인 지금 벌써부터 칼숏타다 잘 하는 식당들은 예약잡기가 힘들다. 대가족단위나 친구들끼리 단체로 먹으러가니까 보통 협소한 장소를 가진 이곳 식당들은 예약이 매우 빨리 차는 편이다.
칼숏 코스요리를 시키면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칼숏이 15개가까이 나온다. 아티초크도 함께 나오는 시즌이라서, 반반을 선택할 수도 있고, 칼숏만 15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불에 태운 칼숏에 안쪽부분만 쑥 땡겨서 로메스코 소스를 찍어먹으면 환상의 짝꿍이다.
여기에 빤콘토마테를 에피타이저로, 스테이크와 후식까지 먹으면 점심을 오후 2시에 시작해 8시에 끝내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
2월에서 3월사이 바르셀로나를 방문한다면 칼숏타다를 하는 식당을 미리 예약해서 한번 먹어보기를 추천.

칼숏타다를 먹는 요령. 중간에 있는 초록부분 심지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겉부분을 잡아당겨 벗겨낸다. 하양 부분을 로메스코 소스에 찍어 고개를 뒤로 90도 젖혀서 입으로 넣으면 꿀맛.
아직 2월이 시작도 안했는데, 먹고 싶다..... 아 침고여,,, 맛있겠다. 올해도 많이 먹어야지. 돈이 아깝지 않지.
여기에 카탈란은 술을 Porron에 담아 마신다.
돌아가면서 흘리지 않고 입에 잘 넣어 마시는 것도 묘기라면 묘기. 내가 마시는 동영상은 추잡해서 차마 올릴 수 없지만 ㅎㅎ 칼숏 먹는 것도 더러워서 차마 올릴 수 없지만 암튼 올해 칼숏을 생각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시간이 빨리 흐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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