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르셀로나가 처음인데요"
"저는 바르셀로나에서 시간이 얼마 없어요. 뭘 봐야하죠?"
이 글은 종종 멀리서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르셀로나에서 무엇을 꼭 봐야하는지 바르셀로나는 가우디 밖에 없는 것인지.
제발 네이버 블로그따라다니면서 이상한 츄로스집 찾아가지 말자.(얼마전 한국에 들어갔다는 그 바르셀로나 그 츄로스집. 그 집 사실은 정말 맛없는 츄로스집이다.... 그 가게앞에 가면 한국인들만 맨날 그 집 츄로스 사먹지. 바르셀로나 친구들은 그 집 존재자체도 모른다. 현지인 맛집이 아닌 한국인 한정 맛집.)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 건축물만 다보려면 카사빈센스, 카사바트요, 카사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파크구엘, 구엘 팔라스, 그리고 그 외에 수많은 건축물이 있다. 스페인도 한국처럼 엄청 바닥부터 굴러야 최정상에 오르는 구조였던지 바르셀로나뿐만아니라 카탈루냐 전역에 가우디 건축물이 매우매우 많다. 이 건물들이 다 특색이 달라서 한번씩 다 들어가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그건 시간적 여유가 많은 사람 한정. 도시 곳곳에 산개해있고, 시간맞춰서 예약을 해야하며,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욕심을 비우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이다.
보통 사람들은 바르셀로나 이틀이면 되지. 라고 하는데 글쎄 여행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가 나에게 그런 여행 스케줄은 여행이라 쓰고 극기훈련에 가깝다.
1일차. 바르셀로나 유명 건축가둘의 대표작 둘러보기
1. 사그라다 파밀리아
2026년 완공예정이라는 1882년부터 140년이상 짓고 있다는 그 성당이다. 사실 이 성당의 초기 디자인을 가우디가 한 건 아니었다. 가우디도 전에 건축가가 하던 부분을 이어받아 자신의 부분을 덧붙여 죽기 직전까지 42년 동안 작업을 했고, 그의 사후에는 그의 제자가 스페인 내전 이후에는 진행하던 도면이 다 탔으나 다행히도 가우디의 작업실에서 그가 남겨놓은 도면을 찾으면서 그대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성당을 기준에 두고 좌우에 공원이 있는데 그 공원들에서 바라보는 성당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한쪽은 딱봐도 오래되어보이고 반대편은 좀 더 모더니즘에 가깝다.
내부는 형형색색의 모자이크로 인해 오묘하고 정말 아름답다. 다소 시끄러워 미사를 올리기엔 적합하지 않아서 지하에 따로 미사실을 두고 거기서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아직 완공된 성당이 아니라서 정식으로 미사를 올리거나 배정된 신부님이 없지만 완공되면 또 달라질 듯.
📸포토스팟. 플라사 데 가우디의 연못 넘어 벤치쪽에서 사진을 찍으면 첨탑들까지 한 사진에 함께 담을 수 있다.
2. Sant Pau Art Nouveau(산파우 병원)
가우디 건축물을 하나 보았다면 다른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도 하나쯤 보기를 추천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대각선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쭉 걷다보면 마지막에 산파우 병원이 있다. 가우디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그 당시 가우디와 쌍벽을 이루던 또다른 건축가 Lluís Domènech i Montaner 가 설계하고 짓다가 그의 사후 그의 아들이 계속 작업해 완공된 병원이다.
이 사람이 만든 카탈루냐 음악당도 매우 예쁘다. 지금은 호텔로 쓰이고 있는 Casa Fuster도 이 사람의 작품이다.
역시나 또다른 UNESCO 문화재로 모더니즘 대형병원의 레퍼런스가 되어왔다.
급한 환자들을 이송시킬수 있게 모든 건물들이 지하 통로로 연결되어있고, 환자들의 휴식과 회복을 위해 정원도 매우 아름답게 관리되고 있다. 연말에는 전등을 너무너무 예쁘게 장식해 최근 1~2년 사이 연말 점등식을 보러 가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
1920~30년대 시대극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가우디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장소이다.
보통 이 두개를 보고나면 하루가 끝난다. 여기에 한 개 더 추가한다면 파크구엘을 루트에 넣을 수 있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실패한 전원 단지를 도대체 왜 보러가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 동네주민들에게는 개 산책시키기 좋은 그냥 산책코스임. 급하거나 힘들면 파크구엘 과감히 생략하자. 볼 것도 없고 감명도 없고, 동네주민은 무료지만, 관광객은 돈도 내야 한다. 근데 왜 들어감? ㅋㅋ
벙커도 왜 찾아가는지 이해 안되는 1인. 석양이 예쁘지만, 산 타야 하고, 그 동네 해지면 위험하다. 거기서 맥주마시는거야 낭만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건 워낙 돈 없는 바르셀로나 젊은이들이 데이트하면서 돈쓰기 싫으니까 잔머리 굴려서 유명해진 곳이다. 가기 힘든 곳을 굳이 굳이 찾아가지말자.
2일차. 크게 할 건 없지만 안 들려주면 섭한 보른지구, 고딕지구, 그리고 바르셀로네타
3. 바르셀로나 시내 골목 탐험
플라자 카탈루냐는 로컬인들에게 쇼핑구역으로 통한다. 우리 시내가자고 말할때는 보통 이 주변을 근처로 약속을 잡는다. El Corte Ingles, Zara, H&M, Mango, Lefties, Leroy Merlin 등등 많은 상점들이 모여있어서 쇼핑몰까지 가기 귀찮을 때는 이리로 간다. 플라사 카탈루냐에서 시작해서 La Rambla에는 그 유명한 보케리아 시장과 꽃시장이 있다. 여기서 꽃 한송이 들고 시내를 돌아다녀도 좋다.
정 시간이 없다면 모를까 보케리아 마켓은 가지말자. 관광객 전용이라 가격만 더럽게 비싸고 볼게 없다.
이 동네에서는 불안감과 지도를 내려놓고 마음껏 길을 잃자
Rambla에서 플라자 레알까지 걸어보고 그 광장을 중심으로 플라자 산 하우메까지 가면 그 사이사이 골목탐험을 해도 좋다.
바르셀로나 대성당을 보고 길을 건너 보른지구로 들어가면 Princesa 거리를 기준으로 마음껏 골목을 휘젓고 다녀보자. 정 모르겠다면
피카소 뮤지엄을 지도에 찍고 그냥 찾아가는 경험도 색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바르셀로나 시내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좀도둑이 많은 곳이라 소지품에 항상 유의하고, 핸드폰은 가방에 넣고(카페, 식당 어디든), 가방은 자물쇠를 잠그든지 몸에 밀착해서 들도록 하자.
이 동네들은 기념품샵이 몰려있으니 살게 있다면 여기 둘러보면서 구매하는 걸로.
지도에 목적지를 찍고 탐험하기 좋은 곳들
El Pont del Bisbe. 카탈루냐 수장저와 카탈루냐 의회를 이어주는 출퇴근 통로
Museo Frederic Marès. 바르셀로나 대성당 근처 Museo Frederic Marès. 조각가의 거대한 레퍼런스 실물 저장고. 온갖 부채부터, 장난감, 문고리, 예수상, 그림 등등 없는게 없다. 하다 못해 여기 정원이라도 들어가보길 추천
Mercat de Santa Caterina
Museo Picasso
Port Vell. 바르셀로네타 동네 초입에 있는 동네다. 간혹 간이 마켓이 자주 열린다.
무작정 이렇게 동네를 해메다보면 바르셀로네타 혹은 arc de troimp 에 도착하게 된다.
바르셀로네타 모래밭에 앉아서 혹은 누워서 하루를 마감하면 완벽한 하루.
주의. 우리는 바르셀로나 근처에 있는 해변을 모두 바르셀로네타라고 부른다. (나만 그런가? ㅎㅎ) 진짜 바르셀로네타 바닷가 가면 사람 개많다. 그리고 매우 멀다. 그냥 구글 맵에서 근처 바닷가를 찍고 가보자. 바닷가에는 들고다니면서 맥주나 물 파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정도는 근처 슈퍼에서 그냥 사가도록 하자. 이 사람들은 보통 현금만 받는다. 그리고 바닷가역시 소매치기가 매우매우 많다. 소지품에 유의하자.
시간이 좀 있다면, 시내에 있는 가우디 건축물을 마저 둘러보기 그리고 쇼핑. 여기서부터는 nice to see.
4. La pedrera(Casa Mila) 와 Casa Batllo
두 건물 모두 Passeig de Gracia에 있다. 입장료때문에 어디를 들어갈지 고민이라면 Casa Batllo를 들어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볼거리가 더 많다. 태블릿으로 구경하는게 좀 걸리적 거리긴 하는데 나쁘지 않다.
발음 주의. 카사 바틀로 아니고 카사 바트요.
밤에는 건물 외관에서 불빛 쇼를 한다. 시간이 맞으면 한번 보는 것도 추천
Passeig de Gracia는 바르셀로나에서 알아주는 명품 거리다. 이 거리 안쪽(Rambla de Catalunya)은(는) 식당가들이 쫘악 몰려있다. 고급 파인다이닝부터 온갖 음식을 다 고를 수 있지만 명품거리랑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네에 있다보니 가격대가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다. Passeig de Gracia는 루이비똥, 샤넬, 구찌 뭐 이런 브랜드가 있다면 Ramla de Catalunya는 조금 저렴한 로컬 브랜드들이 식당가와 함께 혼재 되어있다. 중간에 걷기 좋게 되어있어서 현지인들은 관광객들을 피해 이 길을 주로 이용한다.
굳이굳이 그 작은 La Roca Village까지 찾아가서 하루 날리고 쇼핑할 필요 없다. 우리나라 프리미엄 아울렛이 매장수도 더 많고 잘 되어있다. 대형 프리미엄 아울렛에 익숙한 우리나라사람들이 왜 La Roca Village에 그렇게 많이 가는지 또 이해할 수 없지만 시내도 다 tax refund 되고 물건도 더 많다.
예리한 눈을 가지신분이 5번과 6번이 어디 갔냐고 해서 추가로 덧붙이는 장소들
5. Palau de la Música Catalana (카탈루냐 음악당)
주의 가우디 건출물 아님.
아르누보 양식의 예쁜 콘서트홀과 기둥이 유명하다. 공연을 꽤 많이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안 비싸다. 시간이 맞는다면 공연 시간전에 미리 들어가서 구경하고 공연도 보고나오는 것을 추천.
건물 곳곳의 디테일들이 매우 예쁘다. 가우디와는 또다른 느낌의 건축 양식이다. 깨알 상식 하나, Palau는 카탈란어로 '성(궁전)'을 의미한다. 산파우병원과 연계티켓도 있고 방탈출처럼 미션가지고 곳곳을 둘러보는 티켓도 있다.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국여행객들은 시간이 없어 안타까울 뿐.
여기를 기점으로 보른 지역 곳곳의 골목탐험을 다녀도 좋다.
6. Montjuic 몬주익
몬주익은 산이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언덕으로 알려져있는데 산이다. 새해 폭죽놀이를 몬주익에서 한다. 땅이 넓고 여기서 폭죽 쏘아대면 다 잘보이니까?
몬주익은 넣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넣기로. 몬주익에는 많은 것들이 있고 넓다. 다시 말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바르셀로네타에서 케이블카를 타거나, Poble Sec metro L3 역에서 푸니쿨라를 타거나 Plaza Espanya에서 버스를 이용하거나 실외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몬주익에 뭐가 있냐면
- 마법의 분수 : 몇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가동중지되었다.
- Fira 바르셀로나 : 코엑스처럼 전시회장으로 쓰이는 장소가 있는데 요즘은 여기보다 Gran via에 있는 Fira 바르셀로나에서 행사를 더 많이 한다.
- Caixa Forum : 대표적인 은행인 카이사뱅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 카이사 은행을 쓰는 사람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 미로 미술관 : 산 정상 즈음에 있는데 여기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바르셀로나 전경이 멋있다. 장소 대관도 가능해서 간혹 대학교 졸업식 장소 겸 파티장소로 쓰이기도 한다. 물론 호안 미로의 작품들도 매우 흥미롭다.
- 올림픽 공원과 경기장들 : 여기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했다. 한국인 황영조 선수의 흔적도 있다. 지금은 FC 바르셀로나의 메인 스타디움인 캄프누가 공사중이라서 여기에서 축구경기를 하고있다. 그 외에 테니스장, 승마장, 럭비경기장, 테니스장, 야구장, 수영장 뭐 왠만한 건 다 여기있다.
- 카탈루냐 주립 미술관 : 여기 입구에서 플라자 에스파냐 방향을 바라보면 꽤나 멋있다.
- 몬주익 성 : 군사시설로서의 성, 바르셀로나 전경을 보기에 좋으나 굳이?
- 보타니컬 가든(이라 쓰고 선인장 정원이라 부른다.)
- 포블레 에스파뇰 : 한국 민속촌 같은건데 스페인 각지역의 건물 외관을 본딴 벽들만 있다. 사진찍고 놀기는 좋다. 간혹 파티 하면 사람 미어터진다.
- Palau Albeniz : 스페인 국왕이 바르셀로나 오면 머무는 곳, 귀빈들 데리고 파티하는 곳으로 쓰인다.
몬주익은 밤이 되면 으슥해진다. 사람많고 불빛 있는 곳으로만 다니고 어두우면 가급적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참고로 몬주익 근처에 있는 동네인 Poble sec은 이슬람 혹은 인도차이나반도쪽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산다. 분위기 요상해지는 동네이니 가급적 밝을때만 돌아다니자. 그리고 넓다보니 사람들이 차로만 움직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으슥한 곳에 차들이 주차되어있으면 피해가자.
7. Palau Guell
가우디가 가우디의 후원자 구엘을 위해 지은 집. 가우디의 건축물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고 뭐랄까 다른 건축물들은 그냥 자연을 모방하는데에서 그쳤다면 여기는 좀 더 건축가로서 성숙한 가우디의 시선을 볼 수 있다. 외관은 다른 건축물처럼 화려하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실내가 카탈루냐 식으로 화려한 편이다.
가정집은 아니지만, 매우 인상깊었다. 람블라거리에서 라발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다. 라발구역은 바르셀로나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이다. 아무 거리나 들어가서 가로지르지 말자.
Carrer de Elisabet는 안심하고 지나가도 되닌 가급적 이 거리를 이용해 Sant Antoni까지 가자
8. Sant Antoni 힙한 카페나 바에서 스패니쉬처럼 타파스하기
Sant Antoni지역은 라발 경계구역에서 길을 건너면 나타나는 Mercat de Sant Antoni를 시작으로 몬주익 사이에 있는 동네이다.
요즘은 이동네가 그렇게 힙하다. 멋진 바와 카페가 많다. 걷기 좋은 거리가 매우 많으니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여기가 제격.
" 저는 바르셀로나에서 시간이 더 있어요."
그럼 과감히 몬주익지역 생략하고 근교를 여행해보기를 추천.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몬주익이나 바르셀로네타에서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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