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서 현생을 살고 있는 나에게 집값은 매우 관심이 큰 항목이라 눈여겨 보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니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하는 걸로.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한인민박
사실 바르셀로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여타 다른 대도시들과 상황이 비슷하다. 호주에서 살때도 방쉐어해서 돈벌고 그런 일이 암암리에 있었는데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다만 호주랑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는 룸자체를 쉐어하지 않는다. 1일 1룸은 필수. 근데 바르셀로나는 오래 사는 사람보다 잠깐 왔다가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인, 6개월 어학연수받으러 온 사람들, 한 달살기 하는 사람들, 워홀왔는데 직업 못 찾아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관광객들. 그래서인가 집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어볼까 하는 유혹이 꽤나 많다.
해외에 사는 한인들을 상대로 한인민박을 운영해보라는 사람도 정말 많았다. 월세 살고 있어도 된다고 그렇게 광고를 하는데, 한번 문의놓고 통화했다가 깜짝 놀랐다.
우선 알아둬야 할 사실 하나. 바르셀로나는 2014년 이후로 숙박업 허가가 더 이상 나오고 있지 않다.
그리고 2022년 7월에는 바르셀로나에서 무허가로 에어비앤비 영업하는 곳 4,100개 이상이 적발되어 문을 닫았다.
월세 세입자가 되려고 해도 신고하고 세놓아야 되는데 한인민박을 집주인의 동의도 이웃의 동의도 없이 그냥 해도 된다니. 에어비앤비에 방이나 집을 등록하려고 해도 이웃주민들 동의받아야 하고 법적 서류 제출해야 한다.
거기서 오는 법적인 책임은 다 내가 지는 건데? 한화로 수익을 올려도 한국에 세금신고 해야 되는데 그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 내 간은 콩알만큼 작았다. 샤키라는 2milion유로를 벌금으로 냈다. 세금 신고 제대로 안해서.
내가 간이 커서 집주인 동의 없이 한인 민박을 하기로 했다고 치자. 바르셀로나 집들은 한국과 달리 매우매우 오래되어서 Special 케어가 필요하다.
- 나는 회사를 다니는데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손님이 오면 공동현관 열쇠는 어떻게 전해주지? 내가 사는 곳의 경우 시내 한 복판이라서 밤 10시이후에는 공동현관에 추가로 자물쇠를 걸어놓아서 안에서 사람이 직접 가서 열어줘야 한다.
- 엘베없고 좁은 계단인데 짐가방 들고 다닌다고 우당탕거리면 공용공간 요금 다 내라고 덤터기 씌울수도 있다. 페인트에 바퀴자국이 남았다느니, 계단 돌이 다 낡아서 교체가 필요하다느니 등등등
- 우리집 현관문도 매우매우 오래되어서 맞는 도어락을 찾기는 난이도 최상이다.
- 불법적인 거 안 들키게 광고는 어떻게 하지?
- 공과금이 엄청 비싼데 한국인들,,,, 잠깐 머물면서 전기, 물 엄청 쓸텐데 그거 보면서 전기요금 저렴한 시간에 전기먹는 애들 쓰라고 말하고 쫓아다니면서 잔소리하기엔 서비스정신에 어긋나고 과연 나는 그 꼴을 보고 아무 말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잠깐 집 쉐어했을 때, 매일 다림질 하던 애가 있었는데, 걔랑 있으면서 그 다림질 주말에 저렴한 시간에 몰아하라고 했더니 바로 그 다음달부터 50유로가 적게나왔다.)
- 여자혼자사는데 이상한 사람이 와서 해코지하면 어떡하지? (호주에서 5성급 호텔에 Room attendant로 일해봐서 안다. 숙박업소가 얼마나 무서운 공간인지)
- 집에 있는 타일이 옛날 모델이라 더이상 나오지 않는데 케리어 끌고 댕기다가 타일 깨지기라도 하면 곤란, 수도꼭지에 맞는 부품이 더이상 안나와서 꽉잠궈서 마모되면 안되는데 꽉잠근다든지 이럼 곤란한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온갖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결국 안 했다.
한인커뮤니티에서도 한인민박이 다 불법이었는데 한 사람이 호텔 영업권 사서 자기 민박집 합법화 한 다음에 다른 한인민박 싹 다 신고 넣어서 지금은 한 곳만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걸로 한인커뮤니티가 매우 시끌시끌했었다.
그리고 동네별로 어떤 사람들이 주로 사는지 잘 살펴보면, 시내에 오르는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외국인들뿐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사람들이 바르셀로나 시내를 차지해서 원래 여기 살던 사람들은 시 외곽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용인이나 수원, 고양, 일산, 인천처럼 여기도 Sabadell, Hospitalet, San andreu 이런쪽으로 점점 외곽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시내에 사는 외국인들에 대해 그렇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부유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 아니면 엄청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한 집에 막 20명 30명씩 살고 있어서 집을 계약할때도 2명, 3명, 이런식으로 몇명이 거주하는지 집주인에게 이야기하고 동의받아야 한다.그래서일까 스페인에서 가장 비싼 거리 1위가 Passeig de Gracia이다.
Passeig de Gracia는 가우디 건축물이 2개가 있어 많은 관광객들도 찾고 명품가게가 즐비해 언제나 북적인다.
암튼 그 와중에 코로나로 많은 호텔이 문을 닫았는데 코로나 이후에 정상으로 회복되면서 다시 불법 숙박업소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명심해야할 것은 아무리 적법한 비자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외국인 신분으로 꼬투리잡힐법한 불법적인 일은 안하는게 맞다. 스페인은 그러지 않겠지만 어느날 마음 바뀌어서 여기 살고 있는 외국인들 다 나가, 너네 땜에 집값 너무 올랐고 우리 일자리 다 뺐어가니까 보기 싫어 이러면 답이 없으니까. 여기는 한국이 아니다. 글로벌시대에 차이는 줄어들고 있고 인도적인 대우를 잘 해주고 있지만, 그렇게 모든 권리를 다 누리고 싶으면 한국에서 사는게 맞다.
투어리스트용 단기 임대와 월세 인상률
바르셀로나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한 단기 임대가 있다.(1개월 미만은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써야 한다.) 1개월~12개월 중에 계약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집들은 대게 풀옵션이다. 투어리스트 전용이라서. 풀옵션에 에어비엔비와 경쟁해야하다보니 보통 리모델링이 싹 되어 있고 그냥 일반 임대보다 1년씩돌리는 집들이 수익성이 더 좋아서 전부 그런 집으로 바뀌자, 월세가 어마무시하게 올랐다. 모기지를 받아 수익성으로 집을 산 사람들에게 금리도 너무 오르자, 대출이자가 수익성보다 올라버렸다. 그래서 그 갭때문에 좋은 물건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어서 돈만 있다면 지금 집을 사는 게 적기 인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이런 사람이 많다는 것은 수치에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스페인 평균 집값 상승률은 8.1%인데 바르셀로나는 2.6%밖에 안 올랐다.
금리가 너무 올라서 수익이 안나니까 다 던져서 집값은 많이 안올랐다. 리모델링 비용, 모기지 비용 내고 나서 수익을 얻으려면 최소한 한달에 1500유로 이상 받아야 하는데 지금 월세가 1000~1400 사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월세는 너무너무 올랐다. 2023년에 스페인 평균 월세 상승률은 10.1%, 마드리드는 13.6%, 바르셀로나는 12.4%가 올랐다. 저 수치는 어디까지나 평균이니까 체감은 더 오른 느낌이다. 보통 1룸 혹은 2룸에 60m2에 산다고 하면 한달에 1400유로까지도 치솟았다. 2년전만해도 800유로대에 형성되어있던 월세가 지금은 1000유로이하가 없다. 이제는 방한칸에 700유로다. 실로 어마무시하다. 여기에 공과금도 비싸니 겨울에 난방기기 틀면서 좀 무섭다. 거기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카탈루냐 지역 전체가 지독한 사상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어 수도요금도 비싸다.
Todos los distritos barceloneses registran precios más altos que hace un año. La mayor subida se ha producido en Gràcia, donde las expectativas de los propietarios se han incrementado en un 18,8%. Le siguen los ascensos de Sant Andreu (17,7%), Sants-Montjuïc (15,9%) y Nou Barris (15,6%). A continuación encontramos las subidas de Horta Guinardó (14%), Eixample (13,8%), Les Corts y Sant Martí (12,3% en ambos casos). Las menores subidas se han registrado en Sarrià Sant Gervasi (2,1%) y Ciutat Vella (11,1%).
Los precios más altos en la ciudad condal los encontramos en Ciutat Vella (23,8 euros/m2) y Eixample (21,9 euros/m2). Por encima de la media de la ciudad también están Sant Martí (21,1 euros/m2) y Gràcia (20,6 euros/m2). A continuación se sitúan Sarrià Sant Gervasi (20,4 euros/m2) y Les Corts (18,8 euros/m2).
En su conjunto, la provincia de Barcelona ha visto crecer sus precios en los últimos doce meses un 12,1%, hasta los 17,5 euros/m2; mientras que en Catalunya la subida fue del 9,7%, hasta los 16 euros/m2.
la ley anti-pisos turísticos
관광객을 위한 집 반대법이라고 직역할 수 있는데 이걸로 집값은 더 오를것 같다. 월세는 어느정도 오르는 추세가 주춤해질 것 같긴한데 크게 내릴 것 같지는 않다.
- 호텔숙박업 허가기간은 5년으로 제한, 갱신가능
- 거주지 100개당 관광객용 집을 10개로 제한.
카탈루냐에 총 102.798개의 투어리스트 하우스 중에 바르셀로나는 9,000개를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가 계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특정구역에 이런 집들이 몰려있어서 이 숫자를 줄이기에 힘쓸거라는데 그건 지켜봐야 알겠지. 전체 28000개가 해당 기준을 초과한다는데 이게 아마 스페인 전체를 기준으로 했나보다. 생각보다 수치가 작아서 놀랍.
Zona roja (Zona 1). 존재하는 호텔의 수를 줄이는 게 목표
Zona amarilla (Zona 2). 새로운 호텔 건축 불가
Zona verde (Zona 3). 밀집도가 지나치지 않는다면 새로운 호텔 건축 가능. 다만 출입구나 도로이용에 대한 세부 계획안 제출해야 함.
솔직히 모든 관광지가 Zona 1에 있는데 교통도 불편한 Zone3에 호텔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나라면 그돈주고 차라리 Zone 1에 있는 호스텔에서 지내면서 더 맛있는 거 먹고 스파하고 쇼핑할 것 같은데. 그리고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운전하기는 더 빡세질 예정이다. 왜냐면 도로를 막아서 보행자 전용도로로 곳곳을 바꾸고 있어서 시민으로서는 좋다. 중간중간 차가 다니던 길이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랑 산책길이 생기는 거니까. 하지만 그 얘기는 일방통행도 더 많아질거고 차는 주요도로로 더 몰릴 거라는 거.
이런 점을 의식해서일까, 바르셀로나는 지하철을 늘려가고 있다.
Metro, Ferocarril, Tranvia 라인의 연장
자연스레 사는 곳 주변에만 엄청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바르셀로나는 내내 공사중이다. 한국인으로 수도권에서 살아온 나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매우 잘 알고 있다. 역세권이 늘어나고 교통이 편리해지면 사람들은 점점 시내로 집중될거고 근처에서 통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주변 집값 모두 오를 것이라는 것.
나도 월세말고 집사고 싶다... 흐흑
그래서 올해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월세는 얼마나 오를까?
윽,,, 뭔가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건 링크 첨부 해놓고 시간 날때 읽어봐야지.
월세 제한에 관한 법 (https://www.habitatge.barcelona/es/acceso-a-vivienda/guia-practica-la-ley-de-regulaci%C3%B3n-de-alquileres)
이 법에 따라 올릴 수 있는 상한이 정해지는데......
전직 법대생인데 법만 보면 머리가 차가워지는데 정수리만 뜨거워지면서 컴터를 끄고 싶다지 헿

'La vida en Barcelon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숏의 계절이 돌아오다. (0) | 2024.01.31 |
---|---|
바르셀로나 근교에 볼 게 뭐가 있지 (1) | 2024.01.29 |
크리스마스 나무는 어떻게 버리지? (2) | 2024.01.15 |
크리스마스 대표 식물로 분위기 좀 내볼까? (3) | 2024.01.13 |
바르셀로나 종이교통권 이제 진짜 안녕 (0) | 2024.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