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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da en Barcelona

바르셀로나의 공과금

by forexample 2022. 7. 7.

여러사람들과 지내면서 느낀 건데, 한국 사람들이 유난히 전기를 펑펑 쓰는 경향이 있다.
우리집에 놀러 와서 장기로 머무는 사람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

여기는 공과금(전기, 수도, 가스)요금이 한국의 3~4배에요. 한국처럼 전기쓰시면 안됩니다.

전부 민영이라서 수도 계량기 유지비도 1년에 한번씩 따로 낸다. 다달이 나가는 수도요금을 제외하고.
가스는 어떨까? 전기보다 가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여기는 호주나 다른 영미권 나라들과 달리 가스레인지를 많이 사용한다. 근데 이것도 러시아 우크라이나침공 전 이야기. 지금은 가스요금도 매우 많이 올랐다.
그렇다면 전기는? :)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가정집 기준)
1. 어느 시간대에 사용하든 균일한 요금을 내는 것으로 계약할 수도 있고,
2. 시간대별 요금제를 써서 시간대별로 다른 요금을 적용 받을 수도 있는데
여기서 가장 큰 차이는, 1번 요금제는 공급가가 오르든 내리든 계약기간동안 균일하지만 2번 요금제는 원가 공급 경매가액에 따라 매일 달라진다. 요근래에 우크라-러시아 전으로 2번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은 원가자체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많이 오르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지만, 1번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은 재계약 기간이후 너무 많이 올랐다면서 다들 하소연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전기에 민감하고, 심지어 에어비엔비에서 전기많이 쓴다고 인덕션으로 20분이상 요리하면 불끄고 가는 집주인 만나서 서럽다는 친구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전기만 중점적으로 다뤄볼까한다. 정말 3배차이가 나는지 궁금하기도 하니까.

https://consum.gencat.cat/es/recomanacions/subministraments-basics/index.html

Suministros básicos

consum.gencat.cat

바르셀로나에 전기, 가스, 수도를 제공하는 민영회사들을 찾아 볼 수 있다. 해당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여러개가 있다면 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지만, 대부분 지역별로 선택의 폭이 제한되어있다.

에너지효율 등급표와 시뮬레이션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기 전에, 여기는 집집마다 전기를 얼마나 소비하는지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해당 서류를 집을 팔거나 세를 놓을 때 반드시 첨부해야 한다.

Idealista를 보다보면 가끔 이런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는 이게 바로 그 전기 효율 평가서

근데 바르셀로나는 대부분 집들이 매우매우 오래되었고, 코로나땜에 리모델링 붐이 불어서 많이 개축을 하지만, 그래도 집자체 에너지 효율은 많이 떨어진다. 대부분 D 아니면 E.
오래된 중고 냉장고를 쓴다든지, 에어컨이 있긴 있는데, 정속형이라든지, 전구가 형광등이나 백열등이라든지, 오븐, 전자렌지를 그냥 저렴한 걸 사 넣어놓다보니 모든 것이 다 효율이 떨어진달까. 세탁기도 기본 코스로 돌리면 4시간 걸린다.(빨래도 잘 안빨리면서!), 창문이 낡아서 냉방을 하든 난방을 하든 에너지 손실도 크고, 인터넷 모뎀의 효율도 매우 떨어지고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왜 최신기기로 안바꾸는지 몰라;;
그래서 대략 이 집에서 살면 얼마만큼의 공과금을 예상할 수 있는지 계산을 해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100m2집이다. 그럼 1년에 총 11,600kwh를 사용한다는 이야기고 이 계산대로라면 1년에 대략 2410.13 EUR를 기본으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12로 나누면 한 달에 200유로는 깔고 시작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2년 7월 2일 기준 경매가는 207.77 EUR/ MWH. (그나마 이거도 토요일에 비해 9%내린 일요일 가격)
(내렸던 것도 잠시. 7월 6일 경매가는 303.07eur를 돌파했다)
1 MWH = 1000 KWH.

시간별 전기 요금제

그래서 지금 나는 시간별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빨래랑, 다림질은 주말에 하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만 피해서 쓰고 있다. 여차저차 대략 1달에 전기요금만 40유로 가까이 내는 중. (에어컨도 안틀고, 선풍기도 안튼다.)

전기요금이 이래서 다들 빨래를 주말에 한다. 주말에 못한 어떤 이웃은 밤 12시부터 세탁기를 돌리는데 여기 구린 세탁기의 진동으로 잠을 설친 적도 있었다. 기본코스 4시간의 위엄. ㅎ 그래도 그 이웃 그나마 2시간 반짜리 코스로 돌렸더라. 새벽 3시부터는 잘 수 있었음.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한국의 전기요금

비록 데이터는 작년 기준이고 환율은 오늘 기준이지만, 그래도 대략 3백 차이가 날줄이야, 이런 육감이 이렇게 정확할 일인가 허허.


가끔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를 잊고 사는 것 같다. 뭐 엄청난 희망과 환상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부디 자신이 어떤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는지 한번쯤은 알았으면 좋겠다. 그것만 알아도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좀더 자부심을 가지고,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살 수 있을텐데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만 그걸 모른다. 난 스페인을 선진국으로 쳐주는게 너무 어이가 없다. 수도요금은 2~3달에 한번 나온다. 요금서 작성하는게 오래걸려서. 말도 안되는 일인거 안다. 근데 그게 현실인걸. 가스랑 전기랑 같은 회사 쓰는데, 가스요금은 2달에 한 번 나오고 전기는 매달 나오고, 암튼 재밌는 나라다. 자동이체로 때가면서 청구서도 안보내서 고객센터 전화하고 이메일보내고 난리도 쳤었다. 얼마가 나갈건지는 미리 알아야 미납을 안하지. 그러고 은행계좌에 돈 부족하면 은행에서도 벌금을 때간다. 9유로씩. 내가 아는 어떤 친구는 이 멍청한 수도회사가 새로운 집으로 이사갔는데 1년간 청구서를 안 보내서 그 친구가 먼저 수도회사를 찾아가서 니들 나한테 왜 청구안하니. 이러면서 가격 확인하고 납부했다고 한다. 여기는 어이없는게 지들 실수로 청구서 안보내고 나중에 과태료를 때려버린다. 미납으로. 그러고 신용도에 영향주고. 외국인신분으로 신용도가 낮은건 정말 크리티컬 한 이슈다. 아무튼 그런 나라다. 어떻게 돌아가나 싶지만 돌아가는. 그러고 모두가 내 계좌에 든 돈을 노리고. 신용카드로 결제도 안된다. 할부? ㅎ 그게뭐임. (그래서 Klarna라는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신용카드 포인트? 그런거 없음. 포인트 제도 받고 싶으면 1년에 30유로정도 추가로 내는 카드사도 봤다. 은행관련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또 정리해봐야지. 그것도 할말 많음. 매번 시간별 요금제 쓰면서 피크시간대가 계속 헷갈려서 겸사겸사 정리해보았다.

한국이 전기요금 저렴하다고 전기를 막쓰라고 장려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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