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서 살기 시작한 이후 해마다 우연찮게 입장권을 받아서 참석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4번째.
증강현실, 가상 현실, 5G, 6G, 블록체인, 자동주행, AI, 퀀텀 컴퓨터, Digital Twin, 로봇 등등등 미래에 주목할 만한 기술은 한두개가 아닌데, 첫 해에 MWC에 참석했을 때는 이런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다른 부스들과 기업들이 많아서 볼거리가 풍족했다. 근데 올해는 기업 대부분이 AI에 포커스를 맞추어서 시연하는 제품이나 프로토타입, 서비스도 전부 비슷비슷해보여서인지, 볼거리는 많이 없었다.
그래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를 하나 가져가자면,
우리 실생활에 AI는 상당히 여러곳에서 알게모르게 활약하고 있었다.
몇 해전까지만해도 AI를 거론하지만 실제로 그 기술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AI를 활용한 기술이나 서비스도 약간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해서 그때만 해도 아직 멀게 느껴졌었다. 올해는 크게 볼것은 없었지만 AI를 활용한 기기, 시스템, 서비스가 돌아가는 것으로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첫 해에 참석했을 때, 5G를 이용한 원격 로봇 수술 사례가 MWC에 소개되었었는데 지금은 MWC에서 빠진 것을 보니 많은 곳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나보다.
이런것을 보면 나도 나이를 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라떼는.. 을 외치고 싶지 않은데 어쩔수없다. ㅎㅎ
순전히 내가 꼽는 MWC 2025에서 인상깊었던 것들
화웨이의 두 번 접는 폰
제품자체는 얇은데 힌지부분이 좀 거슬린다. 그래도 폰에서 테블릿으로 변형하는 발상자체는 신선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노출되었었지만 직접 만져보는 것은 처음이라 흥미롭게 지켜봤다.
IBM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알려주는 AI
직접 동료 혹은 친구와 경기에 참석할 수 있는데, 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바로 화면에 띄워서 선 안에 들어왔는지 밖에 들어왔는지, 점수도 알아서 매겨주고(?) 경기를 바로 분석해준다. 근데 이런 시연에는 늘 진행자 겸 전시 안내자가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조작하긴 한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AI를 활용했는지 더 자세히 알기는 조금 어려웠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납품한듯한 레노보의 롤러블 노트북
이전에는 기업관에는 그 기업의 제품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업체에 납품하는지 그런것들을 전면에 내세운 곳이 많았다. 삼성을 비롯해서 인텔 전시관에 가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마크들을 볼 수 있었다.
SK하이닉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on-device AI 를 전면에 내세운 게 기술력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가까운 시일에는 아마 전기 및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할 것 같은데, 더 효율이 좋고 용량이 큰 베터리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계속 중요해질 것 같다. 며칠간 충전을 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을 시연한 곳도 있었는데 이름 까먹 ㅎㅎ
삼성관에서 본 스피커에도 적용된 휘어지는 스크린
이번에 삼성이나 SK하이닉스나 부스를 여기저기 만들어놔서 잘 돌아다녀야 한다. 아마 그건 MWC의 테마에 맞춘 배치때문이었지 싶다.
Oracle 의 AI와 5G의 실적용사례
오라클의 예시에서 보듯이 5G를 이용해 기기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게 하고, AI를 이용해 빠른 대처가 가능한 적용사례를 차를 가져와 보여주어서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AI기반 자율 네트워크
이런건 말로 줄줄 읊어대는 형식의 전시라서 사진을 찍을 게 없었다. 하지만, AI기반으로 네트워크를 조정하고 Operation AI 같은 기술을 선보인 회사도 꽤 있었다.
네트워크 관리는 잘 모르는 나지만, 트래픽조정을 자유롭게 해서 불편함을 줄인다는 점에서 아..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예기치못한 트래픽량 증가로 셧다운이 되어서 작업한게 날아가거나 질책을 받기 전에 사고대응을 조금이라도 덜 하고 싶은 개발자들이 합심해서 솔루션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한국관
4YFN (4 years from now)관에 가면 전세계의 스타트업들부스를 볼 수 있다. 한국관은 뭐랄까 거기 있어도 될 법한 스타트업들을 모아서 주목받게 한 것 같달까. 딱히 눈길이 가진 않았다. 뭐를 하는건지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어서 아 한국이네 이러고 지나가는 정도?
AI 비서
Amira라고 가장 발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핸드폰, 갤럭시 링, 스마트 홈 시스템까지 형태나 방식은 다 달랐지만 AI를 활용해 우리 삶을 더 편하게 하는 AI비서를 보는 것도 인상 깊었다. 이제 관건은 그걸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 얼마나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까 그 문제일 듯 하다.
앞으로 별도의 모니터가 필요없어도 될 듯한 길고 접히는 레노보의 노트북
스크린이 터치가 되니까 태블릿처럼도 쓸수 있고 보통의 노트북으로 쓸수도 있고 화면을 확장해서 쓸수도 있는 컨셉 노트북. 만져볼 수는 없어서 아쉽지만, 레노보노트북과 핸드폰을 연결해서 기기간 화면전송이나 확장도 가능하다고 하니 앞으로 눈여겨볼만한듯하다.
사실 레노보노트북은 회사에서 쓰면서 처음 써봤는데 나쁘지 않다. 물론 한국에 있다면 삼성이나 LG 그리고 애플이라는 많은 선택지가 있는데 해외에서는 그냥 애플제품 쓰는게 낫다. 그래도 윈도우 시스템 중에서 고르자면 그나마 레노보가 가장 나은 듯 하다.
HP나 Dell도 MWC에 있지만 믿고 거른다. Dell은 뭐하나 설치하려고하면 개별 소프트웨어 다 다운받아야 하고 HP는 내가 써본 가장 구린 노트북으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지. 한국에서 서비스센터를 4번왔다갔다하고 윈도우 3번 갈아엎었는데 안되서 던졌다.
정리하고나니 이번 MWC의 주제가 보인다.

전시장을 나오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내가 만일 이걸 내 돈주고 들어왔으면 돈아까웠겠다라는 것.
입장권하나만 해도 상당히 비싼데 공간이 줄어들진 않았다. 기업관 위치도 작년과 대동소이했는데 작년은 6시간 걸려서 본걸 올해는 느긋하게 봐도 2시간만에 다 볼 수 있었다. LG U+는 올해 처음 참석했다는데 눈에 정말 안띄었고, 작년에는 봤던 KT도 올해는 어디있는지 알기 힘들었다. 뭐랄까 망조가 든느낌이랄까 ㅋㅋ 작년에본거 올해도 재탕하고 삼성도 스트레칭 스크린 외에는 솔직히 롤더블 폰도 작년에 다른 기업에서 나왔던 거고, 갤럭시 링은 이미 작년에 공개했고, 퀄컴, AMD가 데이터센터 이런거 하고 있다는데 눈에 보이는게 딱히 없으니 크게 감흥이 없었다. 5G 뭐 많이 이야긴 하지만 유럽자체가 5G망이 그렇게 전국적으로 깔려있지 않다. 폴더블 폰의 확장판 보는느낌이랄까. 올해 여름이면 이미 갤럭시z플립 7이 나올 예정인데 그 말은 폴더블 폰 나온지 못해도 7년. 뭐랄까 신선한 아이디어가 없었달까
커피나 볼펜 얻자고 내정보 여기저기 다 남겨서 지울 마케팅 이메일만 늘어나는 것도 원하지 않기에 글쎄. 나야 초대권받아서 무료로 갔으니 갔지 이런식으로 퀄리티 유지할거라면 돈주고 가는 건 두 번, 세 번 생각해보자. 심지어 나는 바셀에 사니까 교통비만 있으면 가서 하루만 보고 오면 되는데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오면 호텔, 항공권, 체류비 등등 기회비용이 꽤 크다.
내가 이런 쪽 사업을 하고 있고 투자자를 만나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일지도.
Talent Arena를 아예 Fira Monjuic으로 뺐을 때부터 알아봤다. 행사장은 Fira Barcelona(Gran Via)에 있고 여기서 차로 15~20분 떨어진 곳에서 Talent Arena를 한 올해의 구도는 정말 이상했다. 원래는 한 곳에서 다함께 했어서 강연도 챙겨보고 그랬는데 내년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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