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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da en Barcelona

원인모를 피부염, 가려움증? 모든 일의 시작은 물🤦‍♀️

by 티아바르샤 2021. 6. 27.

사실 이건 좀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나같이 피부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들에겐 꼭 필요할 이야기.
유럽 물은 석회수물이라는 건 모두 알고 있어서 수돗물 안마시고 정수물을 마시는 건 기본
근데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생겼다.
바르셀로나에서 생활한지 한 달 쯤 지났을 때였다.
온 몸이 특히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배 등등
몸이 너무너무 가려웠다.

 
극혐짤 주의‼️


스크롤 주의



 

처음엔 작은 반점이었다.
그 후엔 그 점이 커지더니
온 몸으로 번졌고
심한 부분은 피부가 거칠어지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알러지인가?

처음에는 알러지인줄 알았다.
한국에서 챙겨간 알러지약을 먹었는데
간지러움을 잠시 멈춰줄 뿐
큰 효과는 없었다.
 
심할때는 너무 간지러워서 긁느라 잠을 설치는 게 다반사였고
속옷도 입기 힘들정도로 매우매우 따가웠다.
샤워하는 것도 샤워기에서 나오는 수압이 따갑게 느껴져서 잘 씻지 않았고
 
한국에서 가져온 약이 안 맞나 싶어 약국에 가서
알러지약과 연고를 사서 발라도 보았다.

이미지 출처 구글

사실 Adeslas 카드가 있는데 호주에서부터 시작된 의사를 향한 깊은 불신에 의사를 찾아가진 않았다.

이래선 안되겠다.

제일 먼저 스짱 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나같은 사람은 없나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찾게된 약 10년전쯤 올라온 독일 장기거주민의 한 글
그녀도 나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더랬다.
그녀가 한 것은 그냥 다 포기하고 이거저거 머고 그냥 일상생활을 했더니 한 8개월쯤 지나 잠잠해졌더랬다.

8......8개월을 이렇게 살라고?
그럴 순 없지


그러다가 무슨 신의 계시를 맞은 마냥 바르셀로나 상수도와 물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빨래 할때 세제를 너무 많이 넣어서 잔여세제땜에 피부가 난리났나 싶어
세탁세제 뒷면 세제를 얼마나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그래프를 봤는데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지방의 물은 Duro 그래서 세제를 더 많이 넣어라라고 되어 있었던 것.
이게 뭔소리지?

https://sthexpert.standardhidraulica.com/que-significa-la-dureza-del-agua/

 

바르셀로나 물에는 마그네슘과 칼슘의 양이 높아 물의 경도(석회)가 높다는 이야기였고, 스페인전역에서도 높은편에 속했다.
여기에서 평생을 살아온 애들은 괜찮겠지만
이건 울엄마 뇌피셜 아시아인은 석회수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오래된 도시이다. 로마시대때부터 살았던 동네이다보니
산업화를 거치면서 수도관을 교체했더라도 그 자체에 노후된 것이 너무 많아
일부러 수돗물에 염소를 많이 푼다고 한다.
(길가 급수대나 수돗물에서 우리가 흔히 아는 락스냄새가 나는 이유)

https://www.barcelona-metropolitan.com/features/drinking-water-barcelona/

Water Quality in Barcelona

Just how clean is our tap water?

www.barcelona-metropolitan.com

 
그래서 정수기물을 마시고 생수를 사다 마시는데
문제는 샤워할때 노출되는 물이었다.

우리의 피부는 샤워를 할 때 모공이 열리고 욕실에 가득찬 수증기로 수분을 흡수하기도 한다.
그렇게 흡수하는 물이 마시는 물의 양보다 많을 수도 있다니;;;;;
(논리의 순서가 좀 바뀌었지만 예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자료의 출처를 다시 찾으려니 찾을수가 없었다.)

https://www.criticalcactus.com/shower-head-water-filter-benefits/

Is A Shower Head Water Filter Really Necessary?  9 Benefits – Critical Cactus

I may get commissions for purchases made through links in this post. There was a time when I thought shower filters were merely gimmicks for health freaks and women with very delicate hair and skin. Reading about various research findings changed my mind.

www.criticalcactus.com

https://aquasureusa.com/blogs/water-guide/what-is-a-shower-head-filter-and-is-it-worth-it

What is a shower head filter? And is it worth it?

Dry, itchy skin? Limp and lifeless hair? Soap scum or residue? You may be washing under a shower that lacks a shower filter.

aquasureusa.com

 

그래서 여차저차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당시 집주인과 함께 사는 쉐어 하우스에 살고 있었다.)
샤워필터를 설치했다.
(샤워필터는 또다시 인터넷 리뷰를 모두 읽어보고, 덕분에 스페인어 많이 늘었다.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구입했다.)

대략 이렇게 생긴 샤워필터(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이게 효과가 있는게 맞나 싶었지만
믿음을 가지고 하루, 이틀, 써보기 시작했다.

더보기

주요 증상이 나타난 부분이 림프절이 있는 곳이 가장 심했는데

그동안 쌓인 독소가 많긴 많았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림프절의 위치

 


그러고 정확히 샤워필터를 설치하고 하루 한 번씩 매일 샤워를 했다.
두번째 날은 약을 바르지 않아도 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세번째 날은 깨지않고 잘 수 있었다.
네번째 날은 이제 옷을 입어도 더이상 따갑지 않았다.
그러고 일주일에서 이주일이 지나지 언제그랬냐는 듯 피부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진짜 엄청 식겁했다.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고
스페인어도 잘 못하고 모르는 거 투성이고
NIE번호는 있지만 카드가 없어서 기다리는 중이었고
대학졸업한지가 언젠데 석사공부하겠다고 왔는데 영어는 퇴보했고 악센트가 달라서 알아듣기 힘들고 스트레스는 많은데
머리도 빠지고 엉키고 난리였다.
피부까지 이러니 나가서 사람 만나고 친구사귀어도 모자를 판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혼자 고립되어서
너무너무 외롭고 힘든 시기였다.
인터넷도 잘 안통하고 그 방에 햇빛도 하루 한시간 밖에 안 들어오고 풍경도 없어서 방 안에서 혼자 하루종일 강의듣고 숙제하고 그게 다였던 것 같다.
그 때 생각하면 지금 생활은 비교할수도 없이 행복한 일 투성이라 감사할 뿐이다.
한국에서 있었을 때는 한국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이러니저러니해도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고 대단한 나라이다. 날씨좋고(여기도 날씨 괴팍함 ㅋㅋㅋ), 물도 좋고, 기술도 좋고(의사도 사람이 많으니 다룬 케이스수가 많아서 같은 연차라도 진료는 한국의사가 훨 잘함. 미용사도 사실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됨), 사람도 좋고(요즘은 다만 다들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래서 그런거임), 음식도 맛있고, 재밌고
부디 한국 교육시스템이 엉망이라고 정치인 욕하면서 불평하는 내 고 3 남동생도 그 사실을 알았으면 ㅋㅋㅋㅋㅋ (너 그거 뉴스에 조종당하고 있는거야. 세상 어느 나라든 부정부패도 있고 부조리도 있는데 그래도 한국은 밝혀내고 고치잖아. 부디 한국인임에 자랑스러워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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